종신보험에서 말하는 '해지환급금'이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종신보험에 가입하면 해지할 때 돈이 돌아온다는 건 알아도, 그 돈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아는 분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오늘은 해지환급금의 작동 원리를 차분히 풀어볼게요.
종신보험은 사망했을 때 가족에게 보험금을 남겨주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오래 유지하다 보면 중간에 해지하는 경우도 생기고, 그때 환급금이 나오는 걸 보고 저축 기능이 있다고 표현하기도 해요. 그럼 그 돈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간단히 말하면, 내가 낸 보험료 중에서 일부가 적립되어 쌓이기 때문입니다. 보험료를 납입하면 그게 전부 사망 보장에 쓰이는 게 아니라 세 가지 항목으로 나눠집니다. 위험보험료, 사업비, 그리고 저축보험료 이렇게요. 위험보험료는 사망 보장을 유지하는 데 쓰이는 비용이고, 사업비는 보험사가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입니다. 나머지가 저축보험료인데, 이 부분이 시간이 지나면서 쌓이고 보험사가 일정 이율로 운용해서 해지환급금의 재원이 됩니다.
초반에 환급금이 적은 이유
가입 초기에는 해지해도 돌아오는 돈이 굉장히 적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낸 보험료보다 훨씬 적게 돌아오기도 하고요. 이게 속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구조를 알면 납득이 됩니다. 초기에는 사업비가 집중적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에요. 보험 계약을 체결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의 상당 부분이 가입 초기 몇 년에 몰려 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납입 초반에는 저축보험료로 쌓이는 금액이 적을 수밖에 없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사업비 비중이 줄고 쌓인 적립금이 불어나면서 환급금이 커지는 겁니다. 납입 기간이 길어질수록 환급금이 늘어나는 건 이 때문이에요.
요즘은 표준형과 저해지환급금형으로 나뉘는 상품도 많습니다. 저해지환급금형은 납입 기간 중에는 환급금을 아주 낮게 설정하는 대신 보험료 자체를 낮춰주는 구조예요. 납입이 끝나고 나면 환급금이 표준형 수준으로 회복되는 방식인데, 중간에 해지하면 환급금이 거의 없다시피 한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구조가 맞는지는 상품마다 다르고 개인 상황마다 달라서, 내 계약이 어떤 유형인지는 약관이나 가입한 회사에서 직접 확인해보시는 게 맞습니다.
환급금이 곧 종신보험의 목적은 아닙니다
해지환급금이 있다는 게 종신보험의 장점처럼 이야기되기도 하는데, 본래 종신보험의 핵심은 내가 언제 사망하더라도 가족에게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데 있습니다. 평생 보장이라는 부분이 정기보험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에요. 해지환급금은 중도 해지 시 생기는 결과물이지, 처음부터 환급금을 목적으로 설계된 상품은 아닙니다. 이 부분을 구분하고 이해하면 종신보험을 왜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아니면 해지를 고려해야 하는지 판단할 때 훨씬 명확해집니다. 지금까지 본 바로는, 이 구조를 제대로 알고 나서야 내 보험을 어떻게 봐야 할지 정리되더라는 분들이 꽤 많았어요. ㅎㅎ
본 칼럼은 작성 설계사 개인의 의견이며 동네보험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작성 내용의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습니다.
ⓒ 김정호 설계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